BLOG ARTICLE 파병 | 1 ARTICLE FOUND

  1. 2007/07/22 테러를 저지른 것이 탈레반 뿐인가? - 다른 시각에서 보기 (11)


2002년에 개봉한 한편의 영화가 있다. '2009 로스트 메모리즈'

2차대전은 일본제국의 승리로 마무리 되고, 2009년 현재 서울은 일본의 제3도시이다. 일본의 지배에 대항하는 반군 조직 후레이센진. 영화의 주인공은 일본연방수사국의 요원으로 후레이센진의 테러를 진압한다. 하지만 후레이센진의 테러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주인공은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일본정부의 명령을 어기고, 점차 숨겨진 과거의 역사로 다가서게 되는데-

액션판타지를 표방한 영화로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매우 먼 영화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이 영화가 떠오르는것은, 아프간과 탈레반의 입장을 이해하는 일에 우리가 지닌 역사가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가정대로 일본이 2차대전의 승전국이 되고 결국 조선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고 생각 해 보자. 1945년으로부터 반세기가 더 지난 2009년까지도 한반도에서 일본의 지배 사회가 붕괴되지 않았다는건 우리입장에서 상상하는 것 조차 거북스러운 일이다. 누가 되었든 일본에 대항해 들고 일어섰을 것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끈질기게 이어왔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의 역사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의사'라고 부르며 존경해 마지 않고 교과서에 그 이름과 공적을 담아 기리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영화의 가정이 결코 가정이 아닌 오늘날을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구국의 민족 영웅인 이러한 '의사'들은 다른이들로 하여금 다른 이름으로 불리울 수도 있다. 바로,

테러리스트

탈레반 정권은 9.11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한 이슬람 조직 알 카에다와 조직의 지도자 빈 라덴을 숨겨주었다.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었다. 미국은 최첨단 무기를 대량으로 동원해 순식간에 아프간을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고 수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그리고 3년 후, 비슷한 일이 이라크에서 다시 벌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결국 전쟁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 테러. 하지만 이러한 테러를 테러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고민 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역사의 의사들과 그들의 의거가 우리 역사에서는 결코 테러리스트들의 테러가 아니듯, 이슬람 사회에겐 빈 라덴과 탈레반은 의사요, 그들이 실행한 테러는 의거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고 그들의 대항을 테러라고 인식하는것은 철저히 미국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영화 속 2009년의 한국인들이 자신을 한국인이라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의 입장이 아닌것을 우리의 입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차원의 테러다. 미국에 의해, 그리고 권력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우리 내부의 인물들에 의해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자행되어 온 정신적 테러다

탈레반은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축출되어 물러난 이후에도 어려운 가운데 끊임없이 세력을 키워 끈질기게 미국에 대항하고 있다. 그 방법이 때로는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것이어서 비난받고 그것이 결국 전쟁의 빌미마저 제공하게 되지만, 굳이 세어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과연 어느쪽이 더 많이,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인지. 어느쪽이 더 '테러적'인지 말이다

아프간의 탈레반 반군은 현재 20여명의 한국인을 인질로 자국에서 한국군을 철수시킬것을 요구하고 있다. 2명의 독일인은 납치되었다가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은 종교의 차원을 벗어나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깊숙히 뿌리내린 생활 양식이며 인류가 이룩한 하나의 문화이다. 이러한 문화는 결코 타 문화와 우열을 가리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인질이 된 그들은 어땠는가

세계 최고의 폭력국가인 미국에 대항해 자국의 주권과 문화를 지키려는 이들에게, 그들의 주권이자 문화인 종교를 부정하며 접근하는것은 자살행위를 하는것과 마찬가지다. 동시에 다른차원의 테러이다. 미국에 대항하는것만도 많은 희생이 따르는 어려운 일인데, 거기에 미국에 지원군을 파견한 나라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미국으로부터 지키고자 하는것을 부정하고 있으니, 오죽했으랴

결국 테러의 가해자가 테러의 피해자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국가가 나서서 만류한 일을 고집스럽게 추진했으니, 책임소지를 다른데 따질데가 없다는것도 자살행위와 마찬가지다. 죽어도 자살로 죽으면 보험금도 안나온다. 그렇다고 해도 결코 사람이 죽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최소한의 희생도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모두 살아돌아와야 한다. 살아돌아와서 자신들이 얼마나 큰 실수와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 전에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의 여러 국가가 테러와의 전쟁 대상국이 되도록 만든것이 누구이며, 선교활동을 하는 이들이 납치당해야 하도록 만든것은 또 누구인지

또한 우리 역사의 의사들이 그토록 지켜내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으며, 오늘날 이슬람의 그들이 지켜내고자 하는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가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것이 무엇인지도-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 하지만 더 큰 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폭력이라면?

진실은 역사가 말해준다


ps. 피랍된 모든분들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ps2. 잘 못 되면 정부탓, 잘 되면 하느님 덕분으로 돌린다 해도 피랍된 모든 분들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2007/07/22 10:59 2007/07/22 10:59
http://shiver.co.kr/trackback/131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욱군 2007/07/22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폭력이라,
    정말 색다른 시각으로 써진 글 잘 읽었습니다.
    이슬람의 그들이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알아봐야겠어요

    • shiver 2007/07/22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슬람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들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이 초래된데의 이유를 파병에서 찾는 분들이 많은데
      그 파병이 또 어떠연 연유에서 이루어졌는지 따져봐야죠

  2. 나란트 2007/07/22 1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주 위험난 논리입니다. 위험한 시선이기도 하구요.

    탈레반이 저지른 만행과 이라크 후세인이 감행한 숙청과 종교적 탄압이
    말씀하신 논리에 의해 정당화될순 없습니다.

    요점은 미국이 심판했다는 자체가 문제가 되는것이지 그들이 저지르고
    억압했던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의거요 의사일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탈레반과 후세인을 옹호해서 나온 주장이 아닙니다.

    그점을 좀더 제대로 인지해야만 오해의 소지가 없을것입니다.

    후세인에 의해 정치적으로 숙청된 사람의 수가 수십만입니다.

    탈레반에 의해 땅에 파묻힌 영혼의 수도 그보다 많았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것입니다.

    그런것도 그들의 삶의 방식이라고 치부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러기엔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역사의 굴레가 너무 큽니다.

    세계적인 관점에서 같이 잘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아니라면

    누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 shiver 2007/07/22 1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적 감사합니다. 후세인과 탈레반 정권이 저지른 만행을 결코 그들이 지닌 삶의 방식이라고 여겨서는 안되겠죠. 저 역시 그런 입장은 결코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 미국이 자진해서 경찰국가 노릇을 했다는점을 문제삼는 것이지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정의의 수호 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테러와 다를것이 없다고 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라크와 아프간 국민 스스로의 혁명을 통한 변화가 있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봅니다. 이점 역시 우리 역사에 빗대어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에 말씀하신 '누군가'가 누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의 미국이 아니라는점 만큼은 분명하군요

  3. jumpzero 2007/07/22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독립투사들이 20세기 초에 일으킨 도시락 폭탄사건이나 총격사건과 테러가 다르단걸 말씀드리고자 답글답니다^^;

    테러는 공격대상이 상대측 '민간인'입니다. 모든 국민을 일일이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효과적이고 'terrify'(공포스럽다) 하죠.

    공격대상이
    1. 상대측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가진 고위인물 또는 지휘관이냐(ex.이토히로부미)

    또는

    2. 민간인이냐(뉴욕 트윈타워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에 따라

    테러냐 아니냐가 결정된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즉 쌍둥이빌딩에 비행기가 뛰어든건 테러이고, 펜타곤(美국방성)에 날아온 비행기는 '테러'가 아닌 다른 단어를 써야하지 않냐는거죠
    (펜타곤에 추락한 비행기에 타고있던 사람들도 민간인이긴하지만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shiver 2007/07/22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우리 역사속의 의사들과 그분을의 의거를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라고 보고 있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쉽게 말해 '당하는'입장이라면, 이는 얼마든지 테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거죠. 글의 초입에서 영화 2009로스트 메모리즈의 후레이센진을 언급한것은 이때문입니다. 영화에서 이들은 지하 테러집단으로 그려지거든요. 물론 일본의 입장에서입니다

      비록 어느쪽도 정당화 될 수 없는 테러를 저지르고 있지만, 그 원인을 제공한쪽이 어느쪽인지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테러리스트 라고 낙인찍인 자들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 해 보았습니다

  4. yundream 2007/07/22 18: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쟁자체가 거대한 테러입니다.
    소용돌이가 생기면 주변에 많은 난류가 생기듯,
    전쟁이란 거대한 테러가 생기면, 많은 "작은"테러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5. 민상k 2007/07/23 1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험한 논리, 위험한 시각.
    음.
    위험하다는 말, 고개를 끄덕일 만큼 맞는 말이긴 한데-
    이거 뭐, 내 생각하고 똑같네? -.-d

    2009로스트메모리즈 는 뭐랄까, 좀 지나치게 적절한 비유.
    지나치다는건, 교묘하고 디테일하게 적절해서,
    멍텅하고 설컹하게 보면 태클 걸릴 부분이 많다는 뜻, 인데.
    확실히 여긴 다른데와 달라서 원색적 태클이 들어오진 않는구나.



    그들의 적은, 너무도 먼 곳에서. 너무도 교묘하게 조롱하는데.
    적의 우방국이란 인간들이 어슬렁거리며 예수찬가를 부른다면.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극단에 몰아놓고 '늬들은 왤케 극단적이니 씨발라마들아'
    이런 것도 참 우습지.

    그래도.
    애들, 살려는 줬으면 좋겠음.
    네 말처럼 그 인간들 살아서 반성 좀 하게.
    명성과 객기에 눈멀어 전도가일방적이고 편협한 문화파괴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근데 살려줘도 깨달을지는 진정으로 의문이긴 해.

  6. 김지태님 2007/07/24 1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재밌는 글들이 많구나.
    하지만 많이 이그러진 글이라고 본다.
    미국에 대한 적개심이 시야를 가린것이 아닐까.